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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시인의 시로 여는 세상]
동물원의 오후 / 조지훈
[원시인의 시로 여는 세상]
원시인님, 조지훈 시인의 「동물원의 오후」를 읽으면 잃어버린 우리 민족의 아픈 역사가 떠올라 마음이 착잡해집니다. 시를 써도 아무도 읽어줄 사람이 없는 시대, 그것은 시를 써서 발표할 수 없는 시대임을 말함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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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시인의 시로 여는 세상]
등받이의 발명 / 배종영
[원시인의 시로 여는 세상]
술에 ‘취한 남자가 끝까지 넘어지지 않는 것은/아마도 몸에 등받이 달린 의자 하나/들어 있지 싶었다’라는 구절에 이르면 사물과 인간의 관계가 별개의 존재가 아니라 하나의 유기적 관계로 재탄생 합니다. 또한 더 나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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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시인의 시로 여는 세상]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 / 황지우
[원시인의 시로 여는 세상]
원시인님, 우리 이럴 때가 있었죠. 영화를 보기 위해 그 캄캄한 공간을 헤매며 자리를 잡아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릴 때, 먼저 우리는 모두 일어나 영화 보기 전 거룩한 의식(?)을 거쳐야 했지요. 태극기가 펄럭이고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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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시인의 시로 여는 세상]
틈 / 전원목
[원시인의 시로 여는 세상]
원시인님, 전원목 시인의 「틈」은 ‘틈’이 가지는 이중적 속성을 역설적으로 표현한 작품이라고 생각됩니다. 우리는 일상적으로 ‘틈’에 대하여 부정적 시각과 인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틈’은 나와 나 아닌 존재와의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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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시인의 시로 여는 세상]
지하철 정거장에서 / 에즈라 파운드
[원시인의 시로 여는 세상]
‘군중(群衆) 속에서 유령처럼 나타나는 이 얼굴들’의 주인공은 바로 제목으로 유추해 보면 지하철 속에 있는 군중들의 모습일겁니다. 그 지하철 시민들의 모습이 마치 유령처럼 보인다는 것입니다. 그 말만 던지고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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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시인의 시로 여는 세상]
오감도(烏瞰圖)-제1호 / 이상
[원시인의 시로 여는 세상]
시 <오감도>는 당시 정서와 시적 기법으로는 분명 난해시이긴 하나 그렇다고 말도 안 되는 말의 지껄임은 분명 아닙니다. 오히려 너무나 시대의 흐름을 간파하고 그것을 응축하여 표현한 거시적인 시대정신의 위대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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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시인의 시로 여는 세상]
풀벌레 소리 가득 차 있었다 / 이용악
[원시인의 시로 여는 세상]
화자의 아버지가 고향도 아닌 타향에서 마지막 임종을 맞는 장면을 그리고 있습니다. 자식에게 한 마디 유언도 없이, 삶을 위해 만주벌판을 떠돌다 어느 객지에서 쓸쓸히 맞는 최후의 밤, 침상도 없이 차가운 방에서 목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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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시인의 시로 여는 세상]
손톱깎이 / 박현수
[원시인의 시로 여는 세상]
우리는 손톱을 깎을 때 잘려나간 손톱에 대해선 별 관심이 없습니다. 잘려나간 조각조각들을 주워 모아 휴지에 싸서 쓰레기통에 버리고 손을 씻는 것으로 그 일이 끝납니다. 하지만 시인의 눈에는 이 사소한 일 중에 버려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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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시인의 시로 여는 세상]
비단길2 / 강연호
[원시인의 시로 여는 세상]
강연호의 「비단길2」는 우리네 삶의 이러한 단면을 냉철하게 바라보고 또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첫 행 ‘잘못 든 길이 나를 빛나게 했었다’라는 구절에서 독자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바르고 곧은길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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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시인의 시로 여는 세상]
자벌레의 귀 / 조창환
[원시인의 시로 여는 세상]
이렇듯 미물인 저 한 마리 자벌레도 자신의 전존재를 다해 몸부림치면 그 울림은 그것에 머물지 않고 온 우주로 뻗어가나 봅니다. 시인은 바로 이점을 보고 듣는 것 같습니다. 온 우주의 울림, 조화, 상생의 원리는 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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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시인의 시로 여는 세상]
럭키슈퍼 / 고선경
[원시인의 시로 여는 세상]
이 시의 시적 화자는 미루어 짐작하건대 회사에 취직을 하지 못한 젊은이로서 자신은 시에서처럼 떨어져 까마귀나 주워 먹는 ‘낙과 같은 존재’이거나 터져 납작해져 입 안에 들어앉은 ‘풍선껌 같은 존재’입니다. 이러한 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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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시인의 시로 여는 세상]
미역국 / 강일규
[원시인의 시로 여는 세상]
이 작품은 그리 어렵지 않은데 시의 화자인 남편은 아내와 함께 산부인과에 다녀오고 있습니다. 아내는 임신하여 아마 출산이나 정기검진을 받으러 갔나 봅니다. 그런데 그만 잘못되어 뱃속의 아기를 잃었나 봅니다. 그리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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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시인의 시로 여는 세상]
키스에 대한 책임 / 정호승
[원시인의 시로 여는 세상]
오늘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사랑을 찾고 사랑을 하고 또 사랑을 지워버리는지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사랑은 언제 들어도 좋은 말이지만 사랑이 또 인플레가 된 것도 사실입니다. 전통적으로 키스는 사랑의 결실에 해당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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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시인의 시로 여는 세상]
나무의 수사학 1 / 손택수
[원시인의 시로 여는 세상]
이 시의 핵심은 이 도시적인 삶이 주는 현대인의 고통스러운 삶에 대한 비판적인 내용을 서정적으로 읊은 점이기도 하지만 한편 나무가 가르친 반어법에 있습니다. 반어법은 나의 의중과는 반대로 표현하는 수사법이잖아요.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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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시인의 시로 여는 세상]
세한도 가는 길 / 유안진
[원시인의 시로 여는 세상]
유안진 시인의 「세한도 가는 길」은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를 모티프로 한 시입니다. 추사 김정희는 우리에게 ‘추사체’와 이 ‘세한도’라는 그림으로 잘 알려진 조선후기 시(詩)·서(書)·화(畵)에 뛰어났던 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