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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기다리다 / 이태수
[원시인의 시로 여는 세상]
기사입력 2025-10-25 오전 11:30:38

나를 기다리다
이태수
먼 수평선을 바라보다가
나의 내가 평행선으로만 간다는
느낌이 새삼 든다
지금 여기의 나와
몽매에도 애타게 되고 싶은 내가
만날 때가 오기나 할지
먼 수평선 저 너머까지
만나러 마음은 달려가지만 나는
되돌아오고 말 뿐
하지만 날 저물자
바다에 내린 별들이 기다리라고
나직이 일러주는 것 같다
『마음의 길』 (문학세계사,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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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수 시인의 「나를 기다리다」를 읽으면 인간이 가장 만나야 할 존재가 누구인지 깨닫게 한다. 우리는 한평생 살면서 끊임없이 누군가를 만나고 헤어진다. 그러나 우리의 만남에 대한 갈증은 풀리지 않는다. 그것은 정작 만나야 할 상대가 남이 아니라 어쩌면 자기 자신이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시인은 이 시에서 바로 이 지점을 노래하고 있는 듯하다. 나 속에는 둘의 ‘나’가 있다. 그 하나는 현상적인 ‘나’이고 또 하나의 나는 무의식 속에 잠든 ‘참된 나’이다. 내가 진정 만나야 할 상대는 내 안에 존재하는 ‘참된 자아’이다. 삶을 살면서 우리는 모두 자기를 잃어버리고 산다. 그러니 그 어느 곳에 가서 그 누구를 만나더라도 끊임없는 목마름은 이어질 수밖에 없다. 자기 충족의 세계는 오직 타자로부터 오는 것이 아니라 자기의 내면에서 오기 때문이리라.
이 시를 대하고 있으면 ‘해는 지고 저녁별 빛나는데/날 부르는 맑은 목소리/내 멀리 바다로 떠날 적에/모래톱에 슬픈 울음 없기를’이라고 시작되는 알프레드 테니슨의 「모래톱을 넘어서」라는 시가 떠오른다. 테니슨의 ‘끝없는 심연에서 나온 이 몸/다시 제집으로 돌아갈 때/이별의 슬픔 없기를’ 바라는 마음이나, 이태수 시인의 ‘날 저물자/바다에 내린 별들이 기다리라고/나직이 일러주는 것 같’은 마음이나 둘 다 범우주적 초연한 마음을 감지하게 해준다.(*)

경산인터넷뉴스(ksi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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