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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완이다 / 문인수
[원시인의 시로 여는 세상]
기사입력 2025-11-01 오전 10:57:59

미완이다
문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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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딜 멀리 갔다가 되돌아가는 길인가 보다
인각사 돌부처 한 분이 천 년 비바람에 많이 닳았다
거의, 한 덩어리 바위에 가깝다
그 앞에서 찍은 내 독사진이 있다
왕복 아디쯤서 만나 잠시 겹친 것일까, 들여다보니
둘 다 미완이다. 지쳐
돌아가는 길이 함께 적적, 막막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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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인수 시인의 「미완이다」를 읽고 있으면 가슴이 저릿해온다.
시상의 전개가 이렇게 차분할 수 있을까? 힘을 다 빼고 걷는 가을 소슬바람 같다. 그저 저무는 저녁 해거름처럼 이미지만 아련히 떠오른다. 마모되어 윤곽이 뚜렷하지 않은 인각사 돌부처와 시의 화자를 동일시한 시인의 마음이 애잔하다.
‘왕복 아디쯤서 만나 잠시 겹친 것일까, 들여다보니/둘 다 미완이다.’ 어디를 서로 가는 길인가? 가는 방향이 다를지라도 어쩌면 둘 다 무상의 원리에 따라 무로 돌아가는 중이란 말인가? 삶은 어쩌면 미완인 채로 간다는 말인가? 많은 철학적 물음을 제시하며 답도 없이 지나가는 바람을 느끼게 하는 시다. 그저 적적하고 막막한 한 세상을 살다간 시인의 등 굽은 무게를 생각하게 한다.(*)

경산인터넷뉴스(ksi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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