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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멈췄다 가야 해 / 류시화
[원시인의 시로 여는 세상]
기사입력 2024-06-22 오후 6:56:19

잠깐 멈췄다 가야 해
류시화
‘잠깐 멈췄다 가야 해,
내일은 이 꽃이 없을지도 모르거든.’
누군가 이렇게 적어서 보냈다
내가 답했다
‘잠깐 멈췄다 가야 해,
내일은 이 꽃 앞에 없을지도 모르거든.’
『꽃샘바람에 흔들린다면 너는 꽃』(수오서재,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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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다는 것은 움직인다는 것이고 움직인다는 것은 변화한다는 것. 그런데 류시화 시인은 우리의 삶에 쉼표를 찍는다. 잠깐 멈추라고... 그렇지 않으면 네 앞에 핀 무수한 꽃을 보지 못하고 지나쳐 갈지도 모른다고... 그런데 시인은 여기서 머무르지 않고 우리의 일상적 사고를 반전시켜 우리의 발걸음에 급제동을 건다.
‘잠깐 멈췄다 가야 해,
내일은 이 꽃 앞에 없을지도 모르거든.’
그렇다. 내가 없으면 이 세상이 없는 것처럼 이 절체절명의 순간을 우리들에게 던진다. 변화의 속도에만 급급해 가는 현대인에게 우주의 천천한 걸음을 제시한다.(*)

경산인터넷뉴스(ksi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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