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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꽃 / 전원목
[원시인의 시로 여는 세상]
기사입력 2024-10-19 오후 1:26:36

이슬꽃
전원목
그대 꽃 위에 앉혀두고 잔 밤
꽃 위 이슬만 남겨두고 그대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꽃 지고 열매 맺혀도 그대는 보이지 않아
지난밤은 내 눈을 꽃 위에 앉혀 두고 잤습니다
아침, 이슬만 남겨두고 내 눈도 어디 갔는지 보이지 않았습니다
내 눈까지 없으니 이제 나는 그대를 영영 찾을 수 없습니다
그대 역시 나를 찾을 수 없겠지요
눈 없는 내가 어찌 나이겠습니까
꽃 지고 열매 맺혀도 그대는 나타나지 않고
나는 눈도 없이
이 붉어 가는 가을을 맞이해야 합니다
그대 꽃 위에 앉혀 두고 잔 밤
오늘 아침, 강물은 하앴습니다
이 가을 지나고 이 산골 눈이라도 푹푹 내린다면
그 때는 하나 남은 모가지를 솟대 위에 걸어두고 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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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게 사랑을 빼고 나면 삶은 몇 %가 남을까요? 전원목(전종대) 시인의 「이슬꽃」은 사랑하는 이를 찾는 애절한 기다림의 노래이다.
얼마나 사랑했으면 ‘그대 꽃 위에 앉혀두고’ 잠을 청했을까요? 화자가 해줄 수 있는 최상의 잠자리를 제공했지만, 정작 ‘그대’는 보이지 않고 꽃 위엔 이슬만 남았다고 한다. ‘꽃 지고 열매 맺혀도 그대는 보이지 않아’ 이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대’를 찾아 떠나는 일이다. ‘그대’를 앉혀 두었던 그 꽃 위에 ‘내 눈’을 가져다 놓아 본다. 그러나 ‘그대’는 없고 ‘내 눈’까지 어디 가고 없다. ‘내 눈까지 없으니 이제 나는 그대를 영영 찾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그대 역시 나를 찾을 수 없겠’다고 안타까워한다.
‘내 눈’까지 없다니 이게 무슨 말일까? 이 ‘눈’은 사랑하는 이를 발견하는 참다운 눈이 없는 사람이 되었다는 의미이리라. 시의 화자가 말하는 눈은 육체적인 외적인 눈(眼)을 의미하기보다, 내적인 심안(心眼)을 말한다. 사랑하는 이의 참모습을 발견하는 눈을 가졌다면 ‘꽃 위에 앉혀두고 잔 그대’를 찾지 못할 일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정작 나는 세속적인 눈만을 지니고 있으니 정작 사랑하는 이가 내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를 발견하지 못하는 것이다. 또한 그러한 눈을 가진 ‘나’는 ‘내가 사랑하는 이가 찾는 내’가 또한 아닐 것이다. 그러니 서로 찾지 못하고 만날 수 없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사랑하는 이를 진정으로 찾고 만나기 위해서는 사랑하는 이를 찾을 수 있는 ‘내 안의 눈’이 필요함을 말한다. 그 눈을 내가 가졌을 때 ‘그대’ 또한 ‘나’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랑은 시공간을 넘어선 개념이다. 우리 모두 진정을 다해 ‘하나 남은 모가지를 솟대 위에 걸어두고 잘’ 때 ‘그대’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경산인터넷뉴스(ksi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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