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최종편집일 2026-06-22 오후 2:20:00

  • i 전시관

등을 켜고 / 전원목
[원시인의 시로 여는 세상]

기사입력 2025-05-10 오후 12:03:02






등을 켜고

                     전원목


 

정성스럽게

나 하나의 등을 달고

두 손 모아

나 하나의 등을 켰네

빌고 빌며

나 하나의 등불에 불이 꺼지지 않기를

엎드려 절하는 동안

나 하나의 등불에 가려진

그 수많은 등을

나는

보지 못했네

 

 

--------------------------------------------------------------------------------------

 

 

며칠 전 <부처님 오신 날> 절마다 사람들의 발걸음이 북적였다. 딸랑딸랑 울리는 풍경소리에 속세의 찌든 때가 맑은 바람에 씻기는 듯했다. 산사의 고요함은 내 마음이 번잡스러울수록 더욱 진하다. 대웅전 앞 줄줄이 매달린 등을 보며 마음이 울컥해진다. 저 등에 걸린 수많은 기원들, 밤이면 저 등을 단 중생들의 소원이 자신의 불 밝힐 것이다. 두 손 모아 절을 하며 어쩌면 부처님보다 저 등이 더 크게 보이면 어쩌나 하는 생각을 해 본다. 부처님이야 귀와 눈이 무량하여 모든 것을 다 헤아려 보시겠지만....

 

전원목의 등을 켜고라는 시를 읽으며 인류에게 큰 깨달음을 주신 부처님의 연기를 다시금 생각해본다. 그가 없으면 나가 어디 있으며, 나가 없으면 너가 어디 있으랴. 나 하나의 등에 갇히지 않는 깨달음과 자비심을 생각하며 말없이 부지런히 흘러가는 냇물과 함께 내려왔다.(*)



 


 

 


 

 

경산인터넷뉴스(ksinews@hanmail.net)

댓글

스팸방지코드
 [새로고침]
※ 상자 안에 있는 숫자를 입력해주세요!
0/200

최근 많이 본 기사

<a href="/black.html">배너클릭체크 노프레임</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