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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방랑(MA BOHEME) / 아르튀르 랭보
[원시인의 시로 여는 세상]

기사입력 2024-01-27 오전 11:17:15






나의 방랑(MA BOHÈME)

                                      아르튀르 랭보(조운경 번역)

 

 

 

난 돌아다니곤 했지, 터진 주머니들 속에 주먹을 넣은 채.

나의 외투 역시 이상적인 모습이 되었네.

나는 하늘 아래 쏘다녔고, 뮤즈여! 나는 그대의 추종자였어.

오 라 라! 나 얼마나 찬란한 사랑을 꿈꾸었던가!

 

내 단벌 바지에는 커다란 구멍이 났었지.

- 꿈꾸는 엄지동자, 나는 가면서 시 각운들을 낟알처럼

떨어뜨렸어, 내 주먹은 큰곰자리에 있었지.

 

- 내 별들은 하늘에서 부드럽게 바스락거렸어.

그래서 길가에 앉아, 나는 그들의 소리를 듣곤 했어.

9월의 아름다운 이 저녁, 나는 내 이마에 흐르는 이슬의

방울들을 맛보았지, 생기를 불어넣는 포도주같이.

 

환상적인 그림자 한가운데서 각운을 맞추면서

리라를 타듯, 나는 내 터진 신발의

끈들을 잡아당겼어, 한 발을 내 심장 가까이 둔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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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랭보. 17세에 프랑스 문단을 뒤흔든 시인이었지만 20세에 절필하고 한평생 방랑의 생활로 점철하다 37세의 나이로 죽은 19세기 프랑스 시인. 그의 시집 지옥에서 보낸 한 철에 실린 나의 방랑16세에 쓴 시이지만 그의 삶을 예견하는 듯하다. 그는 시인 베를렌느에게 일찍이 시의 천재성을 인정받았으나 그를 구속하는 모든 것들로부터 벗어나 자유를 추구하였다.

 

이 시에서 보듯이 시의 화자인 방랑자는 그가 꿈꾸는 시인 자신의 모습인데, ‘커다란 구멍이 난 단벌 바지를 입고 세상을 돌아다니곤 한다. 지칠 만도 하건만 다시 꿇어앉아 한 무릎을 땅에 대고 또 한 무릎은 가슴에 댄 채 신발 끈을 고쳐 맨다. 신발 끈을 묶는 모습을 리라를 타는 모습에 비유하고 있다. 예로부터 시의 여신 뮤즈가 리라를 탔으므로 리라는 바로 시를 상징한다. 그리고 시인이 한 무릎은 가슴에 댄 채 신발 끈을 고쳐 맨다.’라고 노래한 것은 시가 가슴에서 나오듯이 방랑도 가슴에서 출발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까. 삶을 방랑으로 보고 그 방랑길에서 신발 끈을 매는 행위를 리라 연주에 비유한 것은 매우 직관적이고 통찰력 있는 표현이라 생각한다.

 

시와 방랑(여행)은 모두 한없는 자유에서 나온다. 그에게는 여행(방랑)은 곧 삶이고 시였던 것이다. 랭보 시인에게서 방랑은 고통이나 역경의 길이 아니라 구속에서 벗어난 기쁨과 자유와 환희의 길로 그려진다. 그래서 시에서처럼 구멍 난 바지를 걸치고, ‘터진 신발을 신고 다니는 자신의 모습을 다음과 같이 노래한다.

 

나의 외투 역시 이상적인 모습이 되었네.

 

터진 신발터진 주머니들을 걸친 자신의 외투가 이상적이라니! 놀랄만하지 않은가. ‘터진 신발터진 주머니들은 다름 아닌 방랑자인 상처 난 자신을 지칭하지만 그것이 이상적인 인간 존재의 모습이라는 역설적 노래이다.

 

비록 헤어진 옷과 신발이지만 구속과 억압으로부터 벗어난, 자유를 마음껏 추구하는 방랑의 생활이야말로 진정한 인간이 추구해야할 삶이 아닐까 생각해 보게 한다. 기존의 통념과 제도와 이데올로기 등 많은 것들이 우리를 억압하고 구속하면 할수록 랭보의 나의 방랑은 더욱 다가온다. ‘바람 구두를 신은 사나이라는 별명을 베를렌느로부터 받고 떠난 랭보. 그의 방랑 생활이 리라를 타듯즐겁게 끝난 것은 아니었겠지만 그의 출발은 신선하였으며 고달픈 방랑생활이었겠지만 그에게는 어쩌면 아름다운 길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리라를 타듯, 나는 내 터진 신발의

끈들을 잡아당겼어, 한 발을 내 심장 가까이 둔 채!



 

 

 

 

 

경산인터넷뉴스(ksi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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