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 전시관
- 글
달에 관한 명상 / 류시화
[원시인의 시로 여는 세상]
기사입력 2023-09-16 오전 9:22:48

달에 관한 명상
류시화
완전해야만 빛나는 것은
아니다
너는 너의 안에 언제나 빛날 수 있는
너를 가지고 있다
겉으로 보이는 너보다
더 큰 너를
달을 보라
완전하지 않을 때도
매 순간 빛나는 달을
-----------------------------------------------------------------------
류시화 시인의 「달에 관한 명상」은 서정적이면서 우리에게 큰 힘을 주는 시입니다. 우리는 살면서 너무나 확고하게 누군가 만든 잣대와 기준 위에 모든 것들을 올려놓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세상의 잣대는 우리의 삶에 있어서 가치관의 기준이나 모범이나 전형의 한 형태를 띠고 유익할 때나 필요할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모든 것들을 이 기준에 맞춘다면 그것이아말로 가장 폭력적인 것이 아닐까 합니다.
시의 첫 마디 ‘완전해야만 빛나는 것은/아니다’라는 시구는 벌써 완벽과 완성과 절대의 기준을 허무는 열린 강물입니다. 이 세상 그 어떤 존재도 우리가 만든 기준이나 잣대에 의하면 완전하고 완벽한 것은 없을 겁니다. 그러나 이 기준만 허물면 그 어떤 존재도 완전하지 않은 존재가 있을까요? 돌은 돌대로 나무는 나무대로 온전하지요. 또한 둥근 돌은 둥근 돌대로, 모난 돌은 모난 돌대로 온전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
‘나’ 역시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가 만든 기준, 사회가 만든 틀 속에선 불완전하고 미숙한 존재인지 모르지만 ‘나’ 혼자만의 세계에서는 그보다 더 온전한 존재가 있을까요? 이 시는 ‘너’는 우리가 보는, 내가 보는, 네가 보는 것보다 ‘더 큰 너’가 있음을 일깨워주는 잠언의 시입니다. ‘달도 그렇다’라고 합니다. 그렇습니다. 세상의 이쪽에서 초승달이나 그믐달이 희미하게 빛나지만 세상의 저쪽에서는 또한 보름달로 빛나고 있지요. 달은 언제나 빛나고 있습니다.
달을 보라
완전하지 않을 때도
매 순간 빛나는 달을
(*)

경산인터넷뉴스(ksinews@hanmail.net)


.jpg)
.png)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