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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위해서 / 김남조
[원시인의 시로 여는 세상]

기사입력 2019-08-24 오전 8:04:59





너를 위하여

                                   김남조

 

 

나의 밤 기도는

길고

한 가지 말만 되풀이 한다

 

가만히 눈뜨는 건

믿을 수 없을 만치의

축원

 

갓 피어난 빛으로만

속속들이 채워 넘친 환한 영혼의

내 사람아

 

쓸쓸히

검은 머리 풀고 누워도

이적지 못 가져 본

너그러운 사랑

 

너를 위하여

나 살거니

소중한 건 무엇이나 너에게 주마

이미 준 것은

잊어버리고

못다 준 사랑만을 기억하리라

나의 사람아

 

눈이 내리는

먼 하늘에

달무리 보듯 너를 본다

 

오직 너를 위하여

모든 것에 이름이 있고

기쁨이 있단다

나의 사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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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시인님, 사랑에 단계가 있을까요? 있다면 어느 단계가 가장 높은 단계일까요? 김남조 시인의 너를 위하여를 읽고 있으면 고요해지고 숭고해지고 거룩해지는 사랑의 높은 층계에 올라선 느낌이 듭니다.

 

시의 화자에게는 오직 밖에 없습니다. ‘를 위하여 밤 기도는 길었으며, 아침이 밝아 눈을 뜨는 것 자체도 를 위한 삶이라는 지극한 사랑의 삶. 시의 화자에게 는 누구일까요? 사랑하는 연인일까요? 아니면 사랑하는 자식일까요? 아니면 시의 화자가 믿는 절대적 신일까요? 어느 대상이든 이 정도의 경지라면 사랑의 거룩함은 지극한 경지에 도달한 경우이겠지요. ‘이미 준 것은 잊어버리고 못다 준 사랑만을 기억하리라라는 구절을 대하고 있으면 우리의 사랑을 반성하게끔 합니다. 얼마나 우리는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상대를 사랑하고 꼬집는지 모릅니다. 우리의 사랑은 진정한 사랑이 아님을 느끼게 됩니다.

 

진정한 사랑은 여기에서처럼 사랑을 주고 그것을 잊어먹는 것입니다. 못다 준 사랑만 기억하는 것입니다. 사랑을 계산셈법에 들어가는 순간 사랑은 변질됩니다. 상대적 사랑이 아닌 절대적 사랑을 통해 우리의 삶의 가치를 고양시키는 김남조 시인의 너를 위하여는 이 시대의 참가치를 제시해 줍니다. ‘오직 너를 위하여/모든 것에 이름이 있고/기쁨이 있단다처럼 이 세상 모든 존재들이 존재하는 이유가 바로 일수 있다면, 그런 존재를 가지고 있다면 그것만으로 그는 삶의 진정한 가치를 획득한 것이겠지요. 존재의 근원을 향한 진정한 사랑과 생명의 존귀함을 일깨워 주는 시입니다.


 

 

경산인터넷뉴스(ksi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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