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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화 / 김종삼
[원시인의 시로 여는 세상]
기사입력 2018-07-05 오전 8:25:45

▲ 그림 김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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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시인님, 김종삼 시인의 「북치는 소년」을 기억하시는지요? “내용 없는 아름다움처럼//가난한 아희에게 온/서양 나라에서 온/아름다운 그리스마스 카드처럼//어린 양들의 등성이에 반짝이는/진눈깨비처럼” - 이 시를 읽고 있으면 아련한 향수 같기도 한, 먼 고향에서 온 편지를 받은 듯한, 반가우면서도 어딘가 쓸쓸함이 깃들어 있는 정서에 침잠하게 됩니다.
그의 또 다른 명작인 「묵화」를 대하고 있으면 「북치는 소년」의 고향이 선연히 그려집니다. 하루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소에게 투박한 할머니의 손이 얹힌 장면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 간단한 삽화에서 쉽게 벗어 날 수 없습니다. 힘들었던 할머니의 굽은 하루가 떠오르고 저물어가는 외로운 밤이 떠오르는가 하면 그것을 보듬고 살아가는 따뜻한 인간애가 아련히 전해오기 때문입니다. 굳이 의미를 전달하고자 하지 않는 시인의 ‘무의미의 의미’를 이 시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또 하루가 저물어 갑니다. 산그늘이 지고 어둠은 조용히 소리도 없이 마을을 덮고 산을 덮고 끝내 하늘을 덮고는 고요히 명상에 잠겨 하루를 쉴 것입니다. 우리 모두는 제 각각의 외로움과 고독의 몫을 베고 잠들어 갑니다. 그대 곁에 잠든 소의 목에서 울리는 종소리를 가끔 들으며 멀리서 오는 북소리를 들을 때도 있나요? 이 밤의 전령사여, 그대는 또 어느 곳으로 가고 있는 중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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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산인터넷뉴스(ksi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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