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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풍다경’과 마이너스 경제성장
경북, 경제부진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반성, 책임이 필요하다.
기사입력 2020-01-06 오후 6:11:34

▲ 이철우 도지사가 지난해 12월 26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2020년에는 푸른 새바람으로 경북에 많은 좋은 일을 만들겠다는 의미의 ‘녹풍다경’을 화두로 제시했다.
이철우 도지사가 2020년 신년화두로 ‘녹풍다경(綠風多慶)’을 제시했다.
그러나 경북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2년 연속 마이너스 경제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녹풍다경은 푸른 새바람으로 경북에 많은 좋은 일을 만들겠다는 의미로 ‘綠塞風(녹새풍, 높새바람)’과 ‘多幸多福(다행다복, 운이 좋고 복이 많음)‘을 조합하여 만든 사자성어라고 한다.
이 도지사는 지난해 12월 26일 ‘녹풍다경’을 신년화두로 제시하면서, “지난해 쌓아온 변화와 혁신의 에너지를 일자리 창출과 저출생 극복에 전폭적으로 투입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2020년에는 변화에 더욱 속도를 내면서 성장과 민생, 그리고 동행에 초점을 두고 도정을 이끌어 가겠다”고 도정운영 에 대한 각오를 밝혔다.
도지사가 새해를 앞두고 한해의 성과와 다음해의 계획을 희망적으로 밝히는 일을 나무랄 사람은 없다. 그러나 12월 23일에 발표된 「2018년 지역소득 통계」상의 경북도의 경제현실은 참담했다,
전국은 평균 2.8%의 경제성장률을 달성하고 있음에도 경북도는 –1.1%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2017년도 –1.2%, 전국에서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유일한 광역지자체가 됐다.
▲ 경북도 경제성장률 추이
개인이 임의로 처분할 수 있는 소득으로 가계의 구매력을 나타내는 1인당 개인소득(PI)는 2010년 대 초반 10위에서 2015년 13위로 떨어진 후 2016년부터는 17개 광역자치단체 중 15위로 고착됐다.
경북도민들의 소득수준은 전국 평균의 90%, 서울시민의 80% 수준에 불과하다.
▲ 개인소득(PI) 추이
지난해 12월 27일에 발표된 2019년 「국세청통계연보」에 따르면 경북지역 근로자들의 2018년 근로소득은 3천441만원으로 전국평균 3천647만원의 94%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녹풍다경’과 소득수준이 무슨 상관이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아직 우리사회의 행복은 소득 순이다. 삶에 대한 만족도는 소득수준에 비례하고 있다.
2020년 KBS의 신년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월소득 200만 원 이하는 21.2%만이 자신의 삶에 만족하고, 700만 원 이상은 62.9%가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서 ‘녹풍다경’에는 소득수준 향상, 경제성장이 필요하다.
경북도는 과거에도 해마다 풍성한 성과보고와 장밋빛 새해설계를 반복해왔지만, 결과는 전국 최저의 소득수준, 전국 유일의 마이너스 경제성장 지속이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원인 규명과 반성, 그리고 책임지는 모습은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문득 10년 전의 일이 떠오른다.
2009년 대구·경북의 미래 먹거리를 책임질 신성장 동력인 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 시 대구·경북은 정량평가에서 유일하게 A등급을 받고도 사업의 절반을 충북 오송에 내주었다. 당시 이 반쪽짜리 유치에 대해 지역 정·관가의 반성과 책임은 없었다. 아마 지금도 꼭 같은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추락을 멈추고 다시 비상하려면 고장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수리함으로써 다시 힘찬 날개 짓을 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진단과 반성, 책임이 동반될 때, 해보다가 안 되면 슬그머니 그만두는 계획들이 사라지고 ‘녹풍다경’의 구호도 감동으로 다가오지 않을까 싶다.
최상룡(ksi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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