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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회 경북도민체육대회가 남긴 의미
“정성을 다하는 사람만이 세상을 변하게 할 수 있다”
기사입력 2019-04-26 오후 1:43:51
작은 일에도 무시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하면
정성스럽게 된다.
정성스럽게 되면
겉에 배어 나오고
겉에 배어 나오면 겉으로 드러나고
겉으로 드러나면 이내 밝아지고
밝아지면 남을 감동시키고
남을 감동시키면
이내 변하게 되고
변하면 생육된다.
그러니 오직 세상에서
지극히 정성을 다하는
사람만이 나와 세상을
변하게 할 수 있는 것이다.
- 중용 23장, 영화 역린의 대사 -
제57회 경북도민체육대회가 경산시민의 자긍심을 크게 높인 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폐막 후 대회 주최 측은 물론 시민들과 언론에서도 가장 성공적인 대회라는 후한 평가를 내리고 있다.
평가를 들어보면, “경산시민으로서의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게 됐다.” “ 경산시가 깨끗하게 잘 정비된 살기 좋은 도시라는 이미지를 심었다.” “한 건의 안전사고도 없이 풍성한 신기록을 거둔 대회였다.” “볼거리 즐길 거리가 많았다,” “완벽한 대회였다.” 등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 일색이다.
10년 만에 1만 2천여 선수단이 참가하는 3박4일 간의 큰 대회를 치루면서 단 한건의 사건사고도 없이 대회를 마치고 칭찬 일색의 평가를 받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고 본다.
무엇이 이런 결과를 가져오게 하였을까?
가장 노심초사하며 대회를 준비한 핵심 관계자, 참여 선수·임원, 그리고 시민들에게 의견을 물어보았다.

▲ 최영조 경산시장은 22일 폐회식 환송사에서 “이번 도민체전은 화합과 열정으로 뭉친 경산시민들의 저력을 보여준 대회로 더 큰 경산을 위한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이번 대회의 의미를 밝혔다.
최영조 시장, “역대 가장 완벽한 대회로 성숙한 시민의식의 산물”
이번 대회 조직위원장으로 대회준비와 운영을 진두지휘한 최영조 경산시장은 이번 도체를 “역대 가장 완벽한 대회이자, 성숙한 시민의식의 산물”로 평가하고, “10년 만에 훌륭하게 대회를 치른 시민 여러분에게 감사드린다.”며, 성공체전의 공로를 시민들에게 돌렸다.
강영수 경산시 체육과장, “볼거리 즐길 거리를 잘 준비한 것이 성공요인”
대회준비와 운영의 실무를 총괄한 강영수 경산시 체육과장은 “시민들의 참여가 높았던 점, 사건사고가 없었다는 점, 자원봉사자들의 헌신적인 봉사에서 성공적인 대회였다.”고 평가하고 “참여 기관단체와 시 공직자 모두가 열심히 해준 덕분이다.”라고 말했다.
특히 VR콘텐츠, 자율 주행차, IT융합·3D프린트 체험, 각종 문화예술행사와 공연 등으로 볼거리 즐길 거리를 잘 준비한 것을 성공요인으로 꼽았다.
박의식 경상북도체육회 사무처장, “그야말로 유래가 없는 화합체전”
박의식 경상북도체육회 사무처장은 “적은 비용으로 가장 알차게 치른 대회였고, 무엇보다 안전사고는 물론 늘 있어왔던 경기 중 선수단간의 다툼조차도 없었다.”며 “그야말로 유래가 없는 화합체전이었다.”고 평가했다. 또 개막식 단상을 운동장 바닥으로 내려 단상을 시민들에게 내어주고 내빈들이 선수단과 자리를 같이 한 점, 간결하면서도 내실 있는 시군 선수단 입장이 인상 깊었고 타 시·군 체육회에서도 모두 칭찬하고 있다고 전했다.

▲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문화예술 공연과 체험행사가 열리는 어귀마당을 가득 메운 관람객
참가 선수단, “다양한 공연과 체험거리... 경산시 굿!”
어귀마당 공연장에서 만난 몇몇 타 시·군 선수임원들은 “여러 차례 경북도민체전에 참가해오고 있지만 이번 체전이 볼거리 즐길 거리가 가장 많은 것 같다.”며 다양한 공연과 체험거리를 즐기고 있다고 말했다.
인상에 남은 것을 묻자, VR체험, 남매지, 코스프레이벤트, 화려한 개막식, 국카스텐. 가요제, 친절한 자원봉사자 등 대답은 모두 달랐지만 한가지씩은 분명하게 대답했다.
한명진 예총경산지부장, “시민들의 큰 호응에 힘드는 줄 몰랐다”.
출향 원로작가 조규석 화백의 특별초대전, 청년가요제 등 20가지가 넘는 문화예술행사와 20여개의 체험부스를 준비하고 운영하느라 체전기간 내내 바쁜 일정을 소화한 한명진 경산시 예총회장은 폐막 후 몸살을 앓았다며 쉰 목소리로 “대회기간에는 많은 시민들이 찾아주어 힘 드는 줄 몰랐다. 청년가요제, 용궁체육대회 뮤지컬 등 다양한 공연과 체험행사들이 시민과 선수단으로부터 큰 호응을 받았다. 대회 종사자들과 많은 봉사자들이 제자리에서 맡은 바 소임을 다했기 때문에 성공적인 대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매일 전시장을 찾은 조규석 화백, 초대전을 주관한 한명진 예총지부장
특히, 80이 다 되어가는 연세임에도 불구하고 매일 특별초대전 전시장에 나온 조규석 화백의 고향사랑을 말하며, “크고 작은 경산사랑이 모여 대회가 빛났다.”고 평가했다.
경산시민, “놀랍다. 옹벽세척을 보고 참 세심하게 준비한다고 생각했다.”
아이에게 VR체험을 시키려고 기다리던 한 시민은 “체육대회에서 이렇게 많은 다양한 공연과 문화행사가 열리는 줄은 몰랐다.”며 놀라워 했다. 또 한 시민은 “가로변의 콘크리트 옹벽을 깨끗하게 세척하는 것을 보고 참 세심하게 준비한다.”라고 생각했다며 도시 전체가 깨끗해졌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 시민은 “전야제나 개막식에서 경산시민들이 성숙된 시민의식을 보여줬다며 앞으로 경산시 발전에 큰 힘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도민체전이 남긴 의미
이렇듯 긍정적인 평가로 마무리된 제57회 경북도민체육대회가 남기는 가치, 즉 이번 체전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는 뭘까?
4월 18일 읍면 성화봉송을 취재하면서 정성과 열의가 빚어내는 결과의 차이를 확연히 느낄 수 있었다.
읍면마다 비슷한 여건에서 성화봉송 행사를 준비했겠지만 와촌면(면장 최순이)에서는 삽살개와 함께하는 성화봉송, 자인면(면장 유영태)에서는 한 장군 모티프를 활용한 성화봉송과 자인윈드오케스트라, 자인여중윈드오케스트라의 축하공연, 남천면(면장 이수일)의 발해 대조영 후손들이 전통제례복장으로 참가한 이색 성화봉송이라는 이벤트를 준비하여 많은 주민참여를 이끌어냈다. 성화봉송을 잠깐 지나가는 행사로 보지 않고 정성을 담음으로써 성화봉송을 주민잔치로 만들고 체전을 붐업 시켰다.
한 사람의 열의와 정성이 행사의 큰 차이로 나타나는 것을 목도하면서 영화 역린으로 유명해진 중용 23장 치곡(致曲)편이 떠올랐다.
“정성을 다하면 겉으로 배어나오고, 드러나 밝아지면 남을 감동시키고, 남을 감동시키면 생육(變則化)된다.
즉 작은 일에도 정성스럽게 최선을 다하면 다른 사람을 움직일 수 있고 그 움직임이 모여 세상을 바꿀 수 있다.”
이것이 제57회 경북도민체전이 우리에게 남기는 의미가 아닐까 생각한다.
대회 종사자, 자원봉사자, 선수임원, 경산시민의 정성이 모이고, 높은 시민의식이 발휘되어 완벽한 대회라는 성과를 냈다.
이번 대회를 통해 한층 더 성숙해진 시민의식이 행복한 경산 공동체를 만드는 모멘텀으로 강화되길 기대한다.
최상룡(ksi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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