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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의 비전과 본질을 생각한다
[편집위원 칼럼] 영화로 풀어보는 교육이야기(2)

기사입력 2018-04-10 오후 4:49:15

 

 

  전종대

  무학중 교사
, 시인

   경산인터넷뉴스 편집위원

 



 

<세 얼간이>와 진정한 성공

 

이번에는 2011년에 개봉된 인도 영화 <세 얼간이(3 Idiots)>를 통한 교육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세 얼간이>는 천재들만 간다는 인도의 일류 명문 공대 ICE에 다니는 세 명의 공학도생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들은 란초, 파르한, 라주인데 각자의 꿈이 있는데도 부모님의 꿈을 위해 공대에 입학한 학생들이다. 이곳의 총장 비루 교수는 주입식 교육관을 지닌 교육자로서 서로의 경쟁만을 부추기는 전형적인 전통교육방식의 교육자이다. 란초는 성적과 취업만을 강요하는 총장의 사고와 학교의 커리큘럼이 마음에 들지 않아 이상한 행동을 통해 엉뚱한 학생으로 낙인이 찍힌다. 그러나 란초는 매우 창의적이고 순발력이 뛰어난 학생으로서 결국 수위로 졸업하는 천재적인 학생이다. 파르한은 아버지가 정해준 꿈인 공학자가 되기 위해 정작 본인이 좋아하는 일, 사진작가가 되는 일을 포기하고 공부만하지만 친구 란초의 도움으로 결국 아버지로부터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하라고 허락을 받아낸다. 라주는 병든 아버지와 무척 가난한 식구들을 책임지기 위해 무조건 대기업에 취직해야만 하는 입장이었는데, 란초와 엮여 지내다 총장으로부터 정학을 통고받고 고민하다 3층에서 뛰어내려 자살을 시도한다. 하지만 친구들의 헌신적인 간호로 깨어나게 되고 회복하여 대기업에 합격한다.

 

영화가 끝날 때까지 시종일관 긴박한 스토리 전개와 웃을 넘치게 하는 인물들의 행동과 역동적인 음악 등은 영화를 끝까지 즐겁게 감상할 수 있게 한다. <세 얼간이>는 당시 현세적 관점에서 보면 이 세 명의 학생들은 얼간이들이었지만, 이들은 자신들에게 직면한 문제를 극복해 나가며 진정한 삶이 무엇인가를 제시하는 행복한 천재들의 역설적 표현이다. 자기들이 하고 싶은 일을 추구한다는 일은 자기답게 살겠다는 진정한 주체적 삶의 선언이다. 우리는 이 영화에서 두 가지의 교육적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한다.

 

첫째, 비루 총장의 전통적인 교육방법과 교육관에 도전장을 내민 란초의 행동은 다분히 도전적이지만 간과할 수 없는 시사점을 던진다. 란초는 문제가 주어지면 앞도 뒤도 돌아보지 않고 서로 경쟁적으로 문제를 풀어내는 교육방식에 혐오를 느끼고 이상한 문제를 제시한다. 교수와 학생들은 이 문제를 풀기 위해 골몰한다. 그러나 그 문제의 답은 사실 처음부터 답이 없는 문제였다. 이는 란초가 주어진 문제 안에서만 경쟁에 매달리는 것을 꼬집기 위한 것이었다. 우리의 현실 역시 그렇지 아니한가? 주어진 문제에 대해 생각하기는커녕 일단 자기 앞에 무엇이 던져지면 모든 것을 접어둔 채 그것에만 매달려 허우적거리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 된 지 오래다. 목표 없는 삶, 목적 없는 삶, 무엇을 향해 나아가는지 모르고 가는 삶이 어쩌면 현대인의 삶의 한 특징이 된 것이다.

 

미국의 동화작가 트리나 플러스가 쓴 <꽃들에게 희망을>이라는 동화가 떠오른다. 노랑애벌레가 만난 기둥, 그것은 모든 애벌레들이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면서 무작정 기어 올라가려는 애벌레들이 만들어낸 헛된 욕망의 우상이었다. 일단 그 기둥에 오르려는 대열에 들어선 이상 애벌레들과의 경쟁은 시작되고 서로 밟느냐 밟히느냐의 문제 속에 놓이게 된다. 다행이 노랑애벌레는 줄무늬애벌레를 만나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지?’라는 물음을 제기하게 되었고 그 기둥에서 내려오게 되었다. 그리고 스스로의 길을 택하게 되었고 결국 나비가 된다. 근본적이고 본질적인 문제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것을 던지는 교육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

 

둘째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일이다. 파르한은 사진작가가 되고 싶었지만 아버지의 권위에 눌려 어쩔 수 없이 공대를 지망하고 공부하지만 기쁨도 행복도 얻지 못한 채 갈등 속에서 대학생활이 시작된다. 그러다 결국 아버지로부터 자신의 꿈을 추구할 기회를 제공받고 너무나 기뻐한다. 파르한의 고민, 이는 비단 이 영화에서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현실적 부모의 욕망 앞에 얼마나 많은 학생들이 좌절하고 있는가를 대변해 줌으로써 공감대를 형성해 간다. 공부는 주어진 것에 대한 답습이나 주어진 틀에 들어가 학습하고 따르는 것이 아니다. 자기를 둘러싼 사회와의 관계 속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에 대한 주체적 답을 찾는 과정이다. 노자는 일찍이 무위자연(無爲自然)의 도를 주창하였다. 무위자연은 인간의 삶의 방식을 자연의 질서에서 찾았다. 인간들이 만들어 낸 질서인 작위(作爲)가 아니라, 자연의 질서(無爲)에서 그 답을 찾은 것이다. 자연은 각자 스스로 자기 주체적 동력으로 모든 것이 함께 어우러져 굴러가고 있음을 발견한 것이다. 인간은 인간이 만든 이념의 잣대를 세워두고 그 속에 길을 만들어 모두 그 길을 가게 한다. 이것은 인간 한 개인 개인의 스스로의 역동적 삶의 생명성을 키우는 것이 아니라, 주체적 삶을 죽이거나 한 방향으로만 향하는 공동체적 삶으로 몰아가는 한 방법일 뿐이다. 자기가 바라는 진정한 꿈을 깨닫고 이뤄가는 <세 얼간이>는 우리에게 희망과 용기와 자신의 삶을 스스로 찾아가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를 다시금 일깨워주는 코믹하면서도 유익한 영화라고 할 수 있다.

경산인터넷뉴스(ksi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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