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피니언
- 칼럼&사설
경산농부의 마음
모든 사실을 명명백백하게 밝혀 정치적폐가 청산되었으면...
기사입력 2017-11-09 오전 8:33:57
마지막 희망
이제 그만 다 내려놓고, 이 나라의 대통령으로 있게 한 역사의 필연 앞에서 모든 사실을 있는 그대로 밝히면 좋으련만...
어찌 변호인도 다 해임하고 재판도 거부하고 눈 감고 귀 막고 침묵으로 고립무원의 길을 가겠다는 건지.
오죽했으면 그럴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이 늙은이가 보기에도 그건 아닌 것 같소.
일국의 대통령을 지냈던 분이, 과반 이상의 득표율로 국민의 사랑과 지지를 받았던 분이, 평생 사심 없이 오로지 이 나라와 민족을 위해 살겠다는 신념을 가졌던 분이 택할 길은 아닌 듯하오.
언젠가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고 말하며 침묵할 것이 아니라, 당신이 직접 모든 사안을 사실대로 명명백백하게 밝힘으로써 국민께 용서를 구하고, 이 나라 3류 정치의 적폐가 청산되도록 해 주시오.
그렇게 하는 것이 당신을 믿고 지지를 보낸 국민에 대한 도리이자, 대한민국 정치를 선진화할 천재일우의 기회를 살리는 길이요, 죽어서도 사는 길이라 생각하오.
이 늙은이가 당신께 바라는 마지막 희망이오.
이제 ‘연민’이라는 마음을 내려놓는다.
벚꽃이 휘날리던 봄에 소식을 전했는데 벌써 입동이니 격조했네 그려.
자네는 그동안 잘 지냈는가?
탄핵이후 마음 줄 곳도 없고, 마치 내가 죄인인 듯해서 노심초사하며 세상일에 눈 감고 귀 막고 지내느라 자네에게 조차 마음 한 줄 전하지 못 했네.
반듯한 나라를 만들어 줄 것으로 믿고 마음을 준 죄인이라서 그런지, 인정에 약한 미련곰탱이라서 그런지. 탄핵과 기소 그리고 공판과정을 거치면서 믿음이 산산이 부서져 가는 와중에서도 연민은 드러나는 사건마다 반신반의 하는 마음을 가지게 하더군.
그래서 늦었지만, 객관적인 판단과 선택을 제한하고 나를 가두고 옥죄는 벽으로 작용하는 그 연민의 틀을 벗어버리려 하네.
모진 마음으로 공과를 따진다.
미물에게 정을 뗄 때도 일부러라도 모질게 대하는데, 한 때 마음을 주고 믿었던 사람에 대한 연민을 내려놓으려니 모질게 마음먹고 되돌아 볼 수밖에...
며칠 전 제24대 한국헌법학회장으로 선출된 모 대학 교수가 자신의 취임식 때 박 전 대통령에게 헌정사상 헌법의 중요성을 가장 잘 알린 공로를 기리는 공로패를 수여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네.
아이러니하지만 격하게 공감했네.
탄핵과 파면은 그 분의 인생과 정치역정 전체를 공(功)은 없고, 과(過)로만 점철된 것으로 바꿔버렸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분이 침묵으로 끝내 진실 밝히기를 거부하거나, 정치적 프레임으로 국면전환을 시도한다면, 나도 그분이 무능한 대통령이라는 냉엄한 세상 물정에 동조할 걸세.
“국가를 통치할 최소한의 용인(用人)과 이재(理財)능력이 없어 무능함으로 권좌를 잃었고, 정치적 동지는 물론 가신과 같은 참모들에게도 버림받았다.”라는 세평에 말일세.
그렇지만 아직 실날같은 희망은 차마 버리지 못하고 있네.
좌고우면함 없이 모든 사실을 고백함으로써 대한민국의 선진화를 가로막고 있는 3류 정치, 그 거대한 빙산의 수면 아래에 숨겨져 있는 온갖 불법과 부조리를 다 드러내 주기를, 대한민국 정치를 쇄신하고 정화할 천재일우의 기회를 살려주기를 바라는 독백을 중얼거린다네,
“다시 한 번 당신만이 할 수 있다고 바보처럼 믿소.
이시대가 당신에게 부여한 마지막 소명을 다함으로써, 사즉생 죽음으로써 사는 길 가시길 바라오.”
“정치를 외면하면 저질스러운 사람들에게 지배당한다.”
이보게, 자네는 대통령이 감옥에 가도 책임지는 사람 하나 없고, 품격과 도의는 눈을 씻어도 찾아 볼 수 없는 꼴불견 우리 정치판을 보면서도 아직 정치에 관심을 가진다고 나무라겠지.
그런데 말 일세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정치를 외면하면 저질스러운 사람들에게 지배당한다.”라는 플라톤의 말을 실감하고 있네.
자네는 품격 있는 대한민국에서 살고 싶지 않은가. 세상을 더 공정하고 아름답게 바꾸려면 정치를 외면할 것이 아니라, 우리 삶의 그 어떤 영역보다 우선순위에 두고 고집스럽게 매달려야 한다는 생각일세.
정직하고 품격 있는 리더쉽을 구축하는 일에 팔을 걷어 부치고 두 눈을 부릅뜨세.
최상룡(ksinews@hanmail.net)


.jpg)
.png)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