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에서 부터 로봇에 이르기까지 제4차 산업혁명은 일자리를 사라지게 합니다. 그러나 웹툰 산업은 청년 일자리를 만들어 냅니다.
경산시에는 청년이 많습니다. 웹툰 작가 지망생도 많습니다. 그렇지만 모두 꿈을 좇아 경산을 떠납니다. 경산을 일본 니가타와 같은 만화의 도시, 한국 웹툰의 거점도시로 만들어 청년들이 머물며 꿈을 마음껏 펼치는 아름다운 도시가 되면 좋겠습니다.“
▲ 조재호 만화가(한국만화인협동조합 조합장)
조재호 한국만화인협동조합장이 웹툰 왜 경산인가? 라는 물음에 내놓은 답변이다.
조 조합장은 2013년 6월 서울에서 만화인 54명으로 한국만화인협동조합을 설립했다. 지난해 5월 조합 본사를 경산시 옥산동으로 이전했다.
경산 사람으로 첫돌을 맞은 조 조합장을 만나 그의 만화인생, 웹툰 산업의 전망, 경산의 웹툰 거점도시 가능성에 대해 들었다.
웹툰 산업이란 무엇인가?
웹툰은 인터넷 만화의 통칭이다. 현재 네이버 웹툰 1일 접속자가 800만 명, 웹툰 소비자는 9,500만 명에 이른다. 지난해 8,800억 원의 매출을 올렸고 연간 성장률이 6.5%를 상회하는 신성장 산업이다.
웹툰은 편집, 유통, 제작, 홍보, 상품, 스토리 제작, 마케팅 등으로 분화되어 다양한 직업군을 이루고 있다. 웹툰이 생산·소비되는 모든 활동이 웹툰 산업이다.
특히, 영화 ‘신과 함께’ 드라마 ‘미생’ 처럼 2차 콘텐츠로 실사 되어 엄청난 파급효과를 낳고 있으며, 네이버 신인 작가 공모에 1만 5천 명이 응모할 정도로 청년들이 선호하는 업종으로 작가 지망생만도 5만 명에 이른다. 청년들 사이에는 ‘웹툰이 대세’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다.
청년 일자리, 왜 웹툰인가?
요즈음 AI, 로봇, 공장 자동화 등 4차 산업혁명은 일자리를 없애고 있으나 웹툰을 비롯한 콘텐츠산업은 ‘창의력과 손’으로 하는 일이기 때문에 성장할수록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 낸다. 4차 산업 중 유일하게 청년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분야라고 할 수 있다.
웹툰 거점도시 왜 경산인가?
경산시는 10개 대학이 자리 잡아 12만여 명의 대학생들이 꿈을 가꾸는 곳이다. 청년들이 이렇게 집약된 곳은 세계에서도 드물다. 웹툰의 주된 소비자와 생산자가 청년들이다. 특히 경산시 소재 대학에는 웹툰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학과와 학생들도 많다. 또 웹툰 작가 지망생도 많아 웹툰 작가가 되기 위해 매년 서울, 부천 등 수도권으로 떠나는 대학생들이 300여 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처럼 풍부한 인적자원이 있고 또 경산시가 게임 등 콘텐츠산업 육성에 지원을 아끼지 않기 때문에 웹툰 거점도시로 손색이 없다고 생각한다. 일상이 스토리가 되는 시대, 경산에는 청춘들의 이야기 소재도 많다.
한국만화인협동조합 본사를 경산으로 이전한 까닭
경북의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6차 콘텐츠’에 대한 강의를 다니면서 경상북도를 둘러보았지만, 경산만큼 청년들이 많은 곳이 없었다. 콘텐츠는 흐르는 물과 같다. 물이 공급되지 않으면 말라 죽는다. 콘텐츠에 있어 물은 청년이다. 경산은 대구시의 청년들도 빨아들일 수 있는 스펀지 같은 곳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또 서울에서 사회적 경제 쪽의 일을 하다보면 일 본연보다는 학연·의식 등 편향된 시각과 소속에 따라 본질이 흔들리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서울이 아닌 곳에서 만화인들의 협동조합을 하고 싶었다.
그러던 중 우리 조합의 대구시지부를 여는 날이었는데 경산시 전략사업단의 민중기 팀장이 찾아와 “경산에는 청년들이 많아 청년들에게 큰 도움이 될 콘텐츠 기업을 유치하고 있다.”며 아주 적극적인 대시를 했다.
▲ 한국만화인협동조합의 장애인들에 대한 웹툰 편집교육 장면
청년들이 많고 행정당국이 콘텐츠산업 육성에 적극적인 경산으로 가면 우리 조합이 추구하는 사회적 경제의 꿈을 이룰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이전을 결심했고 최영조 시장님과 MOU를 체결했다.
본사를 경산으로 이전 후 달라진 점은?
지금까지 해오던 일들이 크게 바뀐 것은 없다. 그러나 조합원들이 기성작가 중심에서 앞으로 만화계를 이끌 20~30대의 경상북도 청년작가들로 재편되고 있는 점이 가장 큰 변화라고 하겠다.
아울러 경산에 본사를 두고 있는 만큼 조합원이 만든 작품 속 모든 캐릭터는 경산시에 기증한다. 또 작가들의 작품 배경이 경산시가 되고 있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다.
한국만화인협동조합이 경산에서 하는 일은?
한국만화 진흥과 만화인들의 복지를 위한 일을 하고 있다.
가장 비중을 두는 일이 작가를 양성하는 일이다. 두 번째로는 본연의 기능인 웹툰 제작과 매니저먼트 활동을 하고 있고, 사회적 경제를 추구하는 협동조합으로서 다문화가정 자녀, 경단녀, 싱글맘, 장애인 등 소외계층에 대한 웹툰 편집·디자인·번역 등을 교육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웹툰 편집·디자인·번역 등은 도제식으로 교육이 이뤄지고 있으므로 특정인의 문하생으로 들어가지 않으면 배울 수가 없는데, 우리 조합에서는 이 분야 실력자 2명을 삼고초려 끝에 초빙하여 강의를 맡기고 있다.
▲ 일본 니가타시 만화협동조합과 합동사업연대 MOU를 체결하고 기념촬영
또 일본의 선진기술과 기법을 배우기 위해 조합원을 일본에 연수교육을 보내고 있다.
특히 청년들과 소외계층들이 원하는 취업기회를 제공하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 또 웹툰창작체험관을 운영함으로써 웹툰에 대한 인식과 저변을 확산시키고 있다.
미약하지만 지역 상권 활성화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만화인들이 모여들다 보니 옥산동 곳곳에 만화인들의 아지트(자주 이용하는 카페 식당 등을 지칭)가 형성되고 있다. 만화인들은 대게 ‘1마일족’(생활반경을 극히 일부로 줄이는 청년층)이기 때문에 지역 상권을 이용하는 성향이 강하다.
경산에서 활동한 지 일 년이 됐다. 웹툰 도시로 경산의 발전 가능성은?
경산은 웹툰 거점도시로 발전할 수 있는 필요충분조건을 다 갖추어 성장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본다.
그 이유로 첫째, 청년들이 많으니 청년들을 모으는 투자제안이나 비즈니스 제안이 많이 들어온다. 발전의 원동력은 청년작가들인데 청년작가들이 모여들고 있다.
둘째, 경산시민들은 배타적이지 않고 오픈마인드(open mind)이다. 경산시는 중소도시이지만 서울보다도 덜 배타적이고 대구보다도 더 오픈마인드이다. 창작자들이 모여들고 활동하기 좋은 여건이다.
셋째, 경산은 아직 야성이 살아있는 동네이면서도 도시의 모든 편의성이 구비돼 있다. 만화인들이 아지트를 구축하기 좋다.
종합하면 경산시는 청년 웹툰 작가들이 모여들 수 있는 토양을 잘 갖추고 있다. 다른 곳에서는 찾기 힘든 경산만의 특징이다. 이 토양 위에 작가와 웹툰업체(플랫폼, 스토리, 제작, 편집. 홍보, 유통회사 등)를 유치하면 되는데 경산은 이미 절반의 성공을 거두고 있다.
순천, 광주, 대전, 대구, 부산시 등이 한강 이남에 제2의 웹툰 산업 거점도시가 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청년작가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계획도 없이 모으기에만 급급했던 결과, 그나마 모인 청년작가들조차 모래알처럼 흩어지고 있어 현재는 대부분 손을 놓고 이름뿐인 곳이 많다.
그러나 경산에는 저희 조합을 중심으로 젊은 작가들이 모이고 있다. 단지 제작 지원업체 유치가 문제인데, 기존의 업체를 유치하는 노력을 기울이는 한편 교육을 통해 전문가를 육성하여 웹툰 제작에 불편함이 없는 환경을 만들려고 한다.
경산시가 웹툰 거점도시 깃발을 올리고 웹툰 산업 인프라를 하나하나 구축해 나간다면 머지않아 꿈의 만화 도시가 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
만약 ‘아기 공룡 둘리’ 같은 인기작품이 경산을 배경으로 만들어진다면 어떻게 될까? 경산시도 부천시나 도봉구와 같이 도시의 이미지를 획기적으로 바꾸고 엄청난 경제적 효과를 누릴 수 있다. 가끔씩 웹툰 한 편이 세상을 온전히 바꾸는 재미있는 상상을 하곤 한다.
조재호 만화가가 그리는 만화 도시 경산
만화가로서 한국만화인협동조합을 이끄는 사람으로서 경산시에서 하고 싶은 일이 참 많다.
▲ 일본 요괴만화가 ‘게게게로 기타로’를 기념하는 미즈키시게루 거리
먼저 조합과 만화인들이 정착하고 있는 옥산동 일원을 만화 거리로 만들고 싶다. 우리나라 만화계의 대부이신 독고탁 이상무 선생님의 기념관 또는 박물관을 유치하고, 경산역 주위에 만화 창작촌을 만들면 좋겠다. (도시재생사업에 반영) 그리고 나서 경산에서 ‘세계 만화 유니온 축제’를 열고 싶다.
‘세계 만화 유니온 축제’는 우리 조합과 자매결연을 맺은 일본 니가타시와 공동으로 개최할 수도 있다. 중요한 점은 만화인들이 모여서 술이나 마시는 축제가 아니라 만화인들의 상상력이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축제를 여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세계의 만화가들에게 축제기간 동안 경산 곳곳을 모니터링하도록 하고 그 지역의 특징이나 개발아이디어를 그려 발표하도록 한다. 발표된 개발 아이디어나 이미지를 캐릭터화 하거나 지역개발사업에 응용하는 방식이다.
또 한 가지는 일본의 ‘거리마다 미술관’(장애인 예술가들의 미술작품을 거리에 전시하고 어르신들이 유지·관리하는 사업으로 장애인들의 사회활동, 가로미관, 노인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는 사업, 니가타시에서 시작하여 도쿄로 확산됐다.)처럼 만화를 소재로 소외계층에 대한 일자리를 제공하고 도시미관을 아름답게 하는 일들을 제안하고 도움을 주고 싶다.
▲ 2017년 1조 4천억의 매출을 기록한 ‘구마몬’ 캐릭터
웹툰 한 편, 스토리 또는 캐릭터 하나가 도시의 놀라운 변화를 초래한다. 일본 제2의 산업도시로 화학공장 중심의 니가타시는 만화산업을 진흥시켜 ‘망가의 수도’라는 별 같은 이름을 얻었고, 신칸센 경유지에 불과했던 구마모토현은 ‘구마몬’ 캐릭터로 매년 1조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하며 수많은 사람이 관광차 방문하는 일본 관광의 별이 됐다.
만화가 조재호는 누구?
서울 중구에서 태어나고(52세) 자란 서울 토박이이다. 삼형제의 막내이나 형들과 나이 차가 많아 형들이 같이 놀아주지 않는 바람에 어릴 때부터 혼자 만화책에 빠져 살았다. 부모님이 사주신 소년중앙에 실린 만화를 보며 소년 중앙에 자신의 만화를 연재하는 꿈을 꾸며 자랐다.
고등학교 3학년, 18살 때 ‘영심이’로 유명한 배금택 선생의 문하로 들어가 본격적인 만화수업을 받았다. 7년여의 수련 시절을 보내고 25세 때 ‘제3회 대원만화공모’에서 대상을 받아 등단했다.
대표작으로는 다이어트 고고, 폭주 기관차, 요리 스타 청 등이 있다.
그는 한국만화 3대 계보 중의 하나인 독고탁 이상무계의 법통을 잇는 후계자(이상무 – 배금택 – 조재호)이다.
※ 한국만화 3대 계보 : 이상무 계, 이현세 계(이상 경북 출신), 허영만 계(호남 출신)
그는 보통 원고 마감 또는 연재를 끝내고 일어서면 코에서 피 냄새가 날 정도로 노동 강도가 심한 일을 하고 있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기 때문에 즐겁고 자식에게도 전업 웹툰 작가의 길을 권유한다고 말한다.
한국만화인협동조합을 설립한 계기로, 처음에는 작가들이 뭉치면 돈이 되지 않을까? 라는 안이한 생각으로 시작했으나, ‘송파 세모녀 사건’(만화작가가 디지털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생활고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건)을 보면서 만화인들에게 최소한의 사회안전망을 제공하고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 활동을 하는 데 중점을 두게 되었다며 지역사회에 기여하고 지역사회와 함께 가는 것이 조합의 방향이라고 말한다.
이런 활동을 하는 데는 조합원들의 시간적 경제적 희생이 불가피하지만, 조합원들도 막상 활동에 참여하고난 뒤에는 보람이 크다며 다음부터는 자발적으로 잘 참여하고 있어 자신도 조합 활동에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그는 웹툰은 대중문화이지만 일자리 창출 등 경제적 효과는 이미 국내외적으로 검증된 신성장 산업이라며 청년자원이 많은 경산시가 명실상부한 웹툰 거점도시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경산 나이 한 살에 불과하지만, 조재호 만화가는 ‘아자 경산인’(아름답고 자랑스러운 경산 사람)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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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만화인협동조합과 조합장님의 건승을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