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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대 할머니, 대가대에 전 재산 기부
30년간 그릇장사로 모은 돈 ‘쾌척’
기사입력 2011-02-14 오후 5:36:18
지난달 31일 대구시 서구 내당동에 거주하는 이계순 할머니(78세)는 아무런 사전 연락도 없이 대구가톨릭대를 방문해 발전기금을 내겠다고 했다.

▲ 전 재산을 대구가톨릭대에 기부한 이계순 할머니
보호자도 없이 혼자서 불편한 몸을 이끌고 대학본부에 들어선 할머니는 낡은 통장 2개와 자신의 도장을 건넸다. 통장에 예금된 돈은 정확히 5천183만5천90원이었다.
“그동안 내가 안 먹고 안 쓰고 저축한 전 재산인데 이 학교에 내고 싶다.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나눠주든, 공부하는 데 필요한 걸 마련하든 알아서 하라.”고 할머니는 말했다. 느닷없이 방문한 할머니가 5천여만 원을 학교발전기금으로 선뜻 내놓자 발전기금본부 관계자들은 깜짝 놀랐다.
이 할머니는 “못 배운 게 늘 한이 됐는데, 죽기 전에 젊은이들 공부하는 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면 좋겠다.”고 기부 배경을 밝혔다.
할머니는 소병욱 총장에게 “내가 가톨릭 신자(세례명 논나)인데, 가톨릭 건학이념에 따라 정직하고 성실한 인재를 배출하는 대구가톨릭대에 돈을 내면 마음이 편할 것 같아 이렇게 찾아왔다.”고 설명했다.
이 할머니는 약 30년간 손수레를 끌고 다니며 대구 중앙공원 앞, 태평로, 대구지방법원 앞 등에서 그릇 장사를 해서 돈을 모았다고 했다. 그는 한 푼 두 푼을 아껴 저축한 돈을 지난 1983년부터 형편이 어려운 이웃 학생들을 위해 장학금으로 지급해왔다.
지난 1995년에는 대구가톨릭사회복지회에 장학금 1억원을 쾌척하고, 2006년에는 대구 서구장학회에 장학금 5천만원을 내놓기도 하는 등 20여 년간 지역의 학생들과 이웃들을 돕는 데 앞장서 왔다.
그는 돌보는 가족 없이 혼자 산다. 방 한 칸과 거실이 있는 전셋집에서 손수 밥상을 차린다. “자식 셋을 낳았는데 모두 어릴 때 죽었고, 남편은 30여년 전에 세상을 떠났다.”고 말했다.
전 재산을 다 내놓으면 앞으로 생계는 어떻게 하느냐는 학교 관계자의 걱정스런 질문에는 그저 “괜찮다”고만 했다. 할머니는 매월 기초노령연금 9만 원을 받고 있고, 지난 7일에는 동사무소를 찾아가 기초생활보장수급자 신청을 했다.
대구가톨릭대는 이 할머니의 소중한 뜻을 받들어 이 돈을 학생들을 위해 유용하게 쓸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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