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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는 역시 ‘김치’가 최고!
입안이 즐거운 ‘김치찌개’와 ‘김치찜’
기사입력 2007-12-01 오전 9:03:16
▲ 김치찌개.

날씨가 제법 겨울 같다. 매서운 바람도 그렇고 거리를 걸을 때 햇볕 드는 곳을 본능적으로 찾을 만큼 날이 차졌다. 사람에게는 한 끼 식사가 몸을 데우는 연료나 마찬가지라 허기가지면 의레 더 춥다.
그러나 언 속을 풀고 든든하게 배를 채우는 데는 많은 것이 필요하지 않다. 바글바글 끓는 김치찌개와 따뜻한 밥 한공기면 충분하다. 또 새콤하게 익은 묵은지와 돼지고기를 찜통에 쪄낸 김치찜 한 그릇이면 꾹꾹 눌러 담은 밥 한 공기도 뚝딱이다.
국채보상공원 맞은편 한국화장품 옆으로 난 좁은 골목을 따라 들어가면 김치찌개와 김치찜 전문점 ‘한옥집’을 만날 수 있다. 한옥집은 서울에 본점을 둔 식당으로, 이미 서울에서는 김치찜 원조로 입소문을 타 유명한 곳이다. 동인동 한옥집은 서울 본점의 아우격되는 분점이다.
동인동 한옥집 사장 이용암(33)씨는“우연한 기회에 한옥집 분점을 내게 됐는데 대구에서도 서울 못지않게 김치찜이 인기가 많다”고 소개했다. 그는 “식당을 운영한 지 3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소문을 빨리 타 하루 손님만 500명 이상이고 토요일이면 하루 종일 자리가 비질 않는다”며 흐뭇해했다.
한옥집은 점심시간인 11시 반부터 오후 2시 반이 가장 붐비는 시간으로 20분 정도를 기다려야 그 맛을 볼 수 있다. 좀 여유롭게 맛을 즐기고 싶다면 점심시간을 살짝 피해 오는 것도 방법이겠다.
한옥집의 메뉴는 김치찌개와 김치찜이 전부라 두 사람이 가면 “하나, 하나요”한마디면 주문이 끝난다. 간단한 주문만큼 상차림도 간단하다. 처음 가는 사람이면 몇 가지 안 되는 기본 찬에 살짝 실망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1인분이라기엔 다소 많아 보이는 양의 김치찌개와 먹음직스럽게 담긴 김치찜이 차려지면 불만이 쑥 들어간다.
육수주전자와 함께 차려진 김치찌개를 보노라면‘역시 김치찌개’란 말이 절로 나온다. 한 접시 가득 담겨온 김치찜도 먹음직스럽기로는 만만치 않다. 찌개가 보글보글 끓으면 넓게 썰어 넣어진 두부를 숟가락으로 듬성듬성 등분 내 흰 밥 위에 얹어 먹는다.
김치맛이 좋으니 찌개 맛도 좋다. 여기에 육수를 좀 더 붓고 라면사리 짜라락 갈라 넣어 먹는 재미도 빼놓을 수 없다. 여기저기서 “육수 추가”를 외치는 것도 그 재미 때문일 듯하다.
고기 좋아하는 사람은 김치찌개에 든 돼지고기 쟁탈전을 벌인 기억은 있어도 남긴 기억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다이어트에 민감한 여성이나 혹은 그렇지 않더라도 식당에만 가면 고기를 남겨올 때가 있다. 그런데 한옥집에는 그런 모습이 드물다.
손님이 휩쓴 자리마다 냄비가 깨끗하다. 자타공인 김치찌개 마니아 박은애(26․시지동)씨는“식당에서 김치찌개를 먹으면 돼지고기를 남기는 편인데 김치맛이 좋아서인지 특유의 고기냄새도 없고 텁텁하지도 않아 다 먹게 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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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치찜. |
이제 김치찜으로 젓가락을 옮겨본다. 구미를 당기는 데는 후각도 중요하지만 시각도 무시할 수 없다. 빨갛게 익은 묵은지 빛깔만 봐도 군침이 꼴깍 넘어간다.
일단 맛을 보면 오랜 기간 숙성시킨 묵은지 특유의 새콤함에 또 한 번 군침 넘어간다. 여기에 푹 삶아 나온 돼지고기를 묵은지에 둘둘 싸 입 속에 넣으면 그 맛이 일품이다. 함께 나오는 김과 싸 먹어도 좋지만 역시 김치만 못하다.
묵은지는 숙성이 빨리 돼 신맛이 나는 신김치와는 달리 오래 숙성 저장해 깊은 맛이 나는 것으로, 일반 김장배추김치 보다는 조금 짜게 담그는 전라도 지방의 김치다. 출신이 다른 김치지만 그 특유의 맛깔스러움은 경상도 입맛을 확실하게 사로잡기 충분하다.
묵은지는 김장철에 담궈 눈, 비, 서리 맞고서 숙성된 김치다. 그런데 숙성조건이 여간 까다로운게 아니라고 한다. 숙성온도와 외부조건 등에 따라 제대로 맛이 나오는가하면 자칫‘몹쓸 음식’이 돼버린다.
그렇게 어렵게 탄생한 김치니 그 맛이 깊을 수밖에 없을 듯도 하다.
동인동 한옥집은 김치가 물러질 것을 우려해 적정 염도를 지켜 숙성시키는 염장법을 이용한다고 한다. 한 겨울에 나온 배추를 멸치젓과 새우젓을 넣어 담궈 6~8개월 정도 숙성시킨 다음 묵은지 본연의 맛이 나올 때 요리하고 있다.
여느 맛집들이 그렇듯 한옥집의 인기비결 역시‘맛’과 저렴한‘가격’에 있는 듯 했다. 한옥집의 김치찌개와 김치찜은 각 메뉴 당 오천원. 김치찌개와 함께 나오는 라면 사리와 밥은 무상으로 서비스해주니 오천원 한 장이면 욕심껏 먹을 수 있으니 인심도 배부르다.
어릴 적 겨울철이면 김치찌개와 김이 지겹도록 밥상을 채웠던 기억이 난다. 그럼에도 밥 한 그릇을 깨끗하게 비우게끔 했던 것이 바로 김치의 매력인 듯하다. 오늘, 가족과 함께 친구와 함께 팔팔 끊은 김치찌개와 새콤한 김치찜으로 마음까지 가득 채워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대구/김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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