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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화 교수의 엄마육아기]
자녀와 함께 요리를

기사입력 2007-01-31 오후 9:48:58

어느덧 겨울 방학이 끝나고 아이들은 학교에 가기 시작하였습니다. 방학이 아쉽게 끝나지는 않으셨는지요?  자녀들과 함께 한번쯤 가보고 싶었던 곳에 다녀왔어야 되는데…, 부족한 과목을 보충했어야 되는데…, 자녀가 특별한 체험을 한번 했었어야 되는데…, 등등으로 이번 겨울 방학동안에 못 다했던 후회스러움이 남아있더라도 자녀와 함께 요리를 한번 하고 나면 충분히 만회하게 될 겁니다. 아주 어린 자녀도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제가 어릴 때, 아버지께서 누룽지를 튀겨 설탕에 묻혀주셨던 추억이 아직도 아름답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또, 저희 식구들이 다같이 둘러 앉아 만두를 만들거나 호떡을 굽거나 송편을 빚거나 동지 팥죽의 새알심을 만들거나 메주를 만들면서 형성되었던 가족사랑은 사십 여년이 지나도록 지금도 새롭게 샘솟고 있습니다. 저의 어머니께서는 제가 여덟 살 때부터 아버지 생신날에 감자전 한 접시를 제 손으로 구워서 생신 상에 올리도록 하였습니다. 제삿날에는 예쁘게 오리고 난 문어의 꽁지를 꼭꼭 씹어 먹는 재미에 밤잠을 설쳤고, 사촌 오빠가 삶은 달걀을 모양내어 칼질할 때는 혹시나 잘못 자르실까봐 가슴 조마거렸었지요. 그 이튿날에는 동네 열여섯 집에 제사음식을 골고루 나누어주러 다니느라 종종 걸음을 쳤던 추억도 있습니다.


돈으로 살 수 있는 것도 많지만 ‘추억’은 돈으로 살 수가 없습니다. 사람들은 평생을 살아가면서 함께 나누었던 아름다운 추억들을 회상하는 가운데 기쁨ㆍ즐거움ㆍ평화ㆍ든든함ㆍ믿음 등의 심리가 일어나게 됨으로써 소강되어가는 자신의 심리를 재도약 현상으로 환원할 수 있습니다.


요즘은 반찬을 사서 먹거나 외식하는 경향이 있는데, 음식에는 원래 만드는 사람의 ‘정성’이 깃들기 마련이랍니다. 어른들께서 손수 만들어주신 음식을 자녀가 먹게 되면 만들어준 사람에 대한 감사와 사랑을 느끼게 될 겁니다. 그리고 가족이 함께 요리를 해서 나눠먹게 되면 가족간의 결속력이 단단해질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겠지요.


우선, 요리를 하자면 무슨 음식을 해 먹을까 의논하게 될 것이고, 그에 따른 재료를 구입하기 위하여 계획을 잡아야 할 것이고, 재료를 사러 손잡고 함께 갈 것이고, 재료를 다듬고 깎고 씻을 것이고, 정성을 다하여 지지거나  볶거나 굽거나 조물조물 조물여서 소담스럽게 그릇에 담아 내겠지요. ‘요리’하는 과정에서 자녀들은 의사결정 능력과 전체 진행을 위한 구상능력과 협동심과 가족을 위한 사랑심을 기르게 됩니다. 함께 음식을 나눠먹는 가운데 가족에 대한 배려심도 가지게 됩니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가공품 이외의 모든 음식재료는 생명이 숨쉬고 있는 식물이나 동물이므로 생물과의 접촉에 의하여 생명에 대한 관념을 기르게 될 것이고, 야채들을 다듬고 손질하는 가운데 촉감과 소근육이 저절로 발달될 것이며, 재료를 자르거나 썰거나 할 때는 수학적인 개념을 발휘할 것이고, 조리하는 가운데 불과 시간과 물과의 조절에 의해서 과학적 이론이 적용될 것이며, 몸을 계속 움직이면서 요리하므로 운동신경이 발달될 것입니다. 다시 말하자면, 자녀들은 ‘요리’과정을 통하여 여러 가지 종합적인 능력이 배양됩니다.


부언하건데, 자녀와 함께 요리할 때 어머니의 능력을 보여주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어릴 적 어머니께서 부추 전을 구우면서 프라이팬에 있는 부추 전을 휙 던져 뒤집을 때 우리 어머니가 이 세상 최고의 요리사로 보였습니다. 아버지께서 빚어주신 만두를 한입 베물 때 아버지의 크신 사랑이 제 몸 전체에 퍼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자녀와 함께 요리하는 예로는 간단한 것이나 창의적인 것이 좋습니다. 별 것 아닌 샌드위치도 자녀와 함께 만들면 즐거워합니다. 특히 전통음식 만들기는 사계절을 통해서 한번씩 해보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쌀강정 만들기도 집에서 해보면 아주 간단합니다. 송편 만들기, 호박떡 찌기, 완자 만들기 등을 해보면 쉽고 재미있고 정이 모락모락 날 겁니다.


이러한 요리는 식탁에까지 연결될 수 있습니다. 자녀의 말에 귀을 기울이며 따뜻한 대화를 나누는 가운데 서로에 대한 존중감이 형성될 겁니다. 조심할 것은 밥상에서 잔말씀을 하지 않는 것이 좋겠습니다. 긴 시간동안 마음 맞춰 요리해 놓은 것을 맛있게 먹으려는 순간에 가족 간의 기분이 엉망으로 바뀌어버릴 수도 있으니까요. 


어차피 사람은 하루 세 끼니를 이어야 하므로 음식에 대한 이야기는 가족 간에 늘 있기 마련입니다. 어머니께서 음식에 대한 공동 대화를 효과있게 이끌어나가면 가족생활이 훨씬 즐거워질 겁니다. ‘음식’이란 가족 안에서 매일매일 행복과 사랑을 확인할 수 있는 훌륭한 매개체이니까요.▣

 


 

 

 

 

 

 

 

김정화 교수


효성여자대학 기악과 졸업, 피아노 전공

계명대학교 교육대학원 졸업, 음악교육 전공

대구대학교 대학원 수료, 유아교육 전공


대구산업정보대학 유아교육과 교수

맑고푸른 대구21 추진위원회 위원

한국코다이음악협회 연구위원

리트미 유아음악연구소 자문위원

대구광역시 수성구 보육정책위원

대구생태유아협의회 회장

대구광역시 보육정보센터 운영위원

한국유아교육보육행정학회 이사


저서


김정화 동요작곡집 <봄오는 땅 속에는> : 세광음악출판사, 1981.

유치원 기악 합주곡집 : 보육사, 1985.

초등학교 새교과서에 따른 피아노반주곡집 1-6권 : 동서음악출판사, 1992.

유아음악교육 : 형설출판사, 1993.

피아노 반주의 이론과 실제 : 형설출판사, 1995.

유아교육을 위한 피아노 율동곡집 : 동서음악출판사, 1996.

유아음악놀이지도의 이론과 실제 : 학문사, 1997.

유아용 피아노 교본 <동서음악캠프> 1-18권 : 동서음악출판사, 1998.

유아전래동요지도 : 양서원, 1999.

아동학 : 교육과학사, 2006.

(대구인터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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