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2-20 오후 4:04:59
“잃어버린 날을 찾아준 졸업장이라 더욱 감격스럽습니다.”
20일 대구가톨릭대 학위수여식에서 가장 눈길을 끈 인물은 문학사(한국어문학부) 명예학사학위를 받은 이일향 시조시인(여, 82세)이다.
1953년 당시 효성여자대학 문학과에 입학한 이 시인은 지난 30여 년 간 10여권의 작품집을 발표하며 한국 시문학 발전에 크게 기여한 문단의 원로이다.
이 시인은 첫째와 둘째 자녀를 낳은 뒤 1953년 입학해 문학의 꿈을 키웠으나 1954년 셋째를 출산하고 학교를 그만두었다고 한다.
첫째는 15·16대 국회의원(경북 고령·성주)을 지낸 주진우 사조그룹 회장이고 둘째는 주영주 이화여대 교육공학과 교수, 셋째는 수필가 주연아 씨다. 이후 2명의 자녀를 더 낳아 5남매를 키웠는데, 자녀 양육 때문에 더 공부할 엄두를 못 내고 평범한 주부로 살았다고 한다.
그러나 대학을 졸업하지 못한 것이 늘 후회가 되었다고. 훗날 시집을 발간할 때 저자 소개란에 ‘효성여대 졸업’이 아닌 ‘효성여대 수학’이라고 쓸 수밖에 없어서 참 아쉬웠다고 했다.
49세 때 남편(주인용 사조산업 창업주)이 갑자기 쓰러져 사별하고 상실감에 빠져 있다 민족시인인 부친 이설주 시인의 권유로 문학에 몰두하게 됐다.
1979년 백수 정완영 선생으로부터 시조를 배우기 시작해 1983년 시조문학 추천을 받아 등단했고 첫 시조집 ‘아가(雅歌)’를 출간했다.
부친은 ‘들국화’와 ‘방랑기’ 등 20여권의 시집을 펴낸 유명한 시인이었고, 셋째 주연아 씨가 수필가이니 3대가 문인인 집안이다.
“인생 전반을 여자, 아내, 엄마로서만 살았다면, 인생 후반은 시인으로 살고 있다. 뒤늦은 나이에 문학을 시작했지만, 지난 30여 년 정말 열심히 시조와 시를 썼다. 나에게 시란 나에 대한 구원이고 생명의 연장이다. 하느님에 기댄 묵상이고, 나의 삶에 대한 명상이다.”
이일향 시인은 중앙시조대상 신인상, 윤동주문학상, 노산문학상, 한국가톨릭문학상 등을 수상했으며 1992년 대한주부클럽연합회가 주관하는 신사임당상(像)으로 선정됐다.
현재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고문, 한국문인협회 자문위원, 한국시조시인협회 이사, 여성시조문학회 회장을 맡고 있다. 작품집으로 ‘세월의 숲 속에 서서’, ‘밀물과 썰물 사이’, ‘석일당 시초’, ‘구름 해법’ 등이 있다.,
이 시인은 “명예학위를 준 모교에 감사한다. 모교의 명예와 발전을 위해 열심히 기도하고 좋은 글을 많이 쓰겠다.”며 환하게 웃었다.
| |
경산인터넷뉴스는 참신한 시민기자를 모집하오니 많은 참여 바랍니다.
시민과 함께 지역정보를 이끌어가는 ⓒ경산인터넷뉴스 www.ksinews.co.kr
기사제보 ksinews@hanmail.net
☎053)811-6688/ Fax 053)811-66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