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만 원장의 의료칼럼]
종교적 신념인가, 의사의 윤리적 양심인가?

2007-11-18 오전 8:04:08

국방부가 2009년부터 종교적사유 등에 의한 병역거부자에 대해 대체복무를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하여 다시한번 ‘양심적 병역 거부’의 정당성이 우리 사회에 이슈가 된 적이 있다. 사실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3761명중 3729명이 여호와의 증인이라도 특정 종교의 신도이다.


남북분단이라는 특수한 상황에 있는 우리나라로서는 많은 논란거리를 제공한 이슈임에는 틀림없다. 하나 직업이 의사인 저자는 병역거부보다는 이들의 수혈 거부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 박준만 원장

이들의 수혈거부는 성경에서 “피를 멀리하라”고 하는 내용에 따라 입이나 혈관을 통해서 몸에 피를 받아들이는 것은 하느님의 법에 위배된다며 수혈거부법이란 율법을 만들어 지키고 있다.


또 이들은 환자가 무의식 상태에서는 수혈을 거부할 수 없다는 점을 알고 전세계 신도들에게 수혈거부카드를 발급해 주어 대리인이 거부할 수 있도록 항상 이 카드를 휴대할 것을 지시하였다.


하나, 이들은 성인이 아닌 어린 자녀에게서 조차 수혈을 거부하여 사망에 이른 경우도 있다.


1980년 우리나라 대법원 판례를 보면 전격성 간염에 걸려 장내출혈의 증세까지 생긴 만 11세 딸을 치료하던 중 수혈이 최선의 치료 방법이라고 권하는 의료진의 처방을 여호와의 증인의 교리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완강히 거부하여 의학적 적정한 치료를 받지 못하였고 결국 장내 출혈로 사망한 사건에 대하여 부모에게 “유기치사죄”의 책임을 물었다.


그러나 1997년 미국의 일리노이주에서 여호와의 증인인 메리존스는 1993년에 수혈을 분명히 거부하였는데도 두 단위의 혈액을 강제로 주입받았기 때문에 15만 달러의 손해 배상금을 지급받았다.


이 배상금은 본인의 의사와는 반대로 수혈을 받아 감정에 손상을 입었다는 이유로 개인이 받은 배상금 중에서는 가장 큰 액수이다.


그리고 정확한 장소와 시기는 기억이 나지 않으나 노부부가 운전 중 사고로 남편은 그 자리에서 사망하고 부인은 과다출혈로 생명이 위급한 지경으로 응급실에 도착했다. 응급실 의사는 이들의 지갑에 있는 수혈거부카드를 확인하고도 수혈하여 부인을 살렸다. 그후 이 의사는 환자의 종교적 신념을 무시했다는 이유로 상당한 액수의 금액을 배상하였다.


이처럼 요즘의 추세는 각 개인의 종교적 신념을 존중해 주는 경향이 높아지고 있다. 사실 수혈은 피할 수 있다면 피하는 것이 비용이나 건강을 생각하면 바람직하다.


가끔 뉴스에 등장하는 수혈 후 감염보도가 수혈의 위험성을 말해주고 있다. 의사를 곤혹스럽게 만드는 여호와의 증인들의 수혈거부는 무혈수술법, 최소출혈 수술법, 비혈액 보충제 등 크고 작은 의학상의 발전에 기여한 바도 무시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지구상에서 행해지는 수많은 수술중 생명을 구하기 위해 반드시 수혈을 하여야 할 경우가 적지 않은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만약 나에게 반드시 수혈이 필요한 여호와의 증인을 믿는 환자가 오면 난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까?


종교적 신념인가, 의사의 윤리적 양심인가? 이에 대한 사회적 공론이 필요한 때인 것 같다.

 

                               <박준만 원장>

 


                    ▲ 영남대학교 의과대학 졸업(94년)

                    ▲ 영남대학교 의과대학 부속병원

                    ▲ 마취통증의학 전문의 취득(99년)

                    ▲영남대학교 의과대학 영천부속병원

                    ▲ 마취통증의학과 임상교수역임(99-02년)

                    ▲ 대구 효성여성병원

                    ▲ 마취통증의학과 과장역임(03-04년)

                    ▲ 박준만 통증의학과의원 개원(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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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홍 기자 (ksi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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