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효에마키’로 보는 원효 스토리

<제1편> 원효의 일생 유심의 깨달음을 얻다

2017-10-20 오전 8:42:00

원효대사는 유학길에 동굴에서 해골바가지로 물을 마시고 깨달음을 얻어 유학을 포기하고 불교를 대중화하여 백성을 구원했다.

우리가 들어서 알고 있는 압축된 원효대사 일대기이다. 원효대사 탄신 1400주년을 기념해 개최된 ‘2017삼성현국제학술대회’에서 일본 교토 코산지(高山寺)의 「원효에마키」(元曉繪卷)에 대한 연구가 발표됐다.  「원효에마키」는 원효대사의 일생 중에서 중요한 3가지 사건을 스토리로 구성해 그림과 함께 자세하게 기록하고 있다.

연구발표자 이승희 박사의 발표자료를 요약해 사건별로 3차례에 걸쳐 연재한다.


 



◆ 「에마키」란?

에마키는 두루마리 그림을 뜻하는 일본말이다. 에마키는 스토리를 적고 그에 호응하는 회화를 묘사하여 두루마리를 펼치면서 스토리를 읽고 그림을 감상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에마키 형태



◆ 코산지(高山寺) 소장 「원효에마키」

일본 교토에 있는 코산지(高山寺)에는 의상대사의 일대기를 그린 두루마리 그림 4축과 원효대사(617~686)의 주요 일대기를 그린 두루마리 그림 3축이 전해지고 있다. 「원효에마키」는 13세기 전반의 작품으로 일본에서는 국보로서 가치가 매우 높은 작품이다.

「원효에마키」는 북송의 승려인 贊寧(찬녕, 919-1001)이 저술한
宋高僧傳(송고승전)의 원효전의 본문을 토대로 묘에쇼닌(일본 승려)이 문장(고또바가키)을 쓰고 그 내용에 호응하여 조닌(成忍)이 그림을 그렸다.

묘에쇼닌은 원효의 출생부터 입적까지 전 생애에 관심을 갖기 보다는 원효 일생의 중요한 사건을 3개의 스토리로 구성하였다. 유심의 깨달음을 얻어 당나라의 유학을 포기한 이야기, 원효의 수행과 자유분방한 중생제도에 관한 이야기,
金剛三昧經(금강삼매경)의 논소를 저술하여 왕비의 병을 치료했다는 이야기이다.



◆ 원효의 일생 1, 유심의 깨달음을 얻다.

원효와 의상이 당 유학을 떠나는 길에 당항성의 한 무덤에서 흉포한 형상의 귀신 꿈을 꾸면서 ‘唯心’의 깨달음을 얻었다는 이야기이다.

원래
宋高僧傳원효전에서는 ‘일찍이 의상법사와 당에 들어가서 현장 삼장과 자은의 문하에 들 것을 생각하였는데 인연이 어그러져 마음을 그치고 돌아갔다.’라고 간단히 기록하였지만, 묘에가 쓴 고토바카기에서는 의상전의 내용을 참고하여 다음과 같이 상세히 기록하고 있다.

 



“당항포에 이르러 두 사람은 무덤인 것으로 모르고 하룻밤을 묵었는데, 아침에 눈을 떠 보니 해골이 흩어져있고 심한 악취를 풍기는 무덤이었다. 하지만 많은 비가 계속 내려 나갈 수 가 없어 하룻밤을 더 묵었는데 황룡대사 즉 원효의 꿈 속에 소름끼친 형상의 귀신이 나타났다. 그 형태는 참으로 소름이 끼치고 두려웠다. 그것을 보자 마음이 산란하고 땀을 흘렸다.”

 



손을 머리 위로 올린 채 몸부림을 치며 찡그린 표정을 하고 있어 옆에 모로 누워 자고 있는 의상에 비해 편치가 못하다. 이어서 그려진 장면은 원효와 의상이 헤어지는 모습으로 옆에는 ‘원효는 머물고 의상은 떠나는 곳’이라는 설명이 쓰여 있다. 원효의 깨달음이 무엇인지 에마키에 상세히 적혀 있다.

 



“도리의 판단을 흐리게 하는 자신의 마음이 제일 적이다. 모든 법의 근원을 깊이 깨닫는다면 마음 밖에는 불법이 따로 없다. 나는 이미 깊은 불법의 도리를 깨달았다. 마음 이외에는 스승을 원하지 않겠다라고 말하고 본국으로 돌아가 버렸다.”

원효가 깨달은 불법의 깊은 원리는 ‘唯心’ 즉 오직 마음에 만물의 진리가 있다는 것이다. ‘마음 이외에는 스승을 원하지 않겠다’고 한 결심과 그 때의 깨달음은 당 유학을 포기하고 신라로 돌아온 후 원효의 생활을 크게 변화시켰다.

귀중한 자료를 제공해 주신 이승희 박사님(경기도 문화재 전문위원)께 감사드립니다.





 

최상룡 (ksi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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