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2-06 오전 9:07:51
경산시 정수장이 하루 생산하는 상수도는 약 11만 톤. 원수별로 나누면 운문댐 물이 6만 톤, 금호강물이 5만 톤이다. 27만 경산시민 가운데 절반은 운문댐 물을 먹고, 절반 이상은 금호강물로 만든 상수도를 먹고 있는 셈이다.
경산시는 녹조발생 우려가 있는 금호강물을 고도정수처리해 시민들에게 공급하기 위해 환경부 시범사업에 응모, 전국 5개 지자체와 함께 선정됐으나 예산 증액 및 공법사 선정과정에서 시의회가 의혹을 제기하며 연내 통과가 불투명한 상태다.
경산시는 지난 2013년 4월 환경부시범사업에 막여과 및 기채 방식으로 응모해 광주, 안산, 남양주 등 다른 5개 지자체와 함께 선정됐다. 당초 사업비는 국비 92억원, 도비 18억원, 시비 43억원 , 융자(기채) 153억원 등 총 306억원. 그러나 설계과정에서 총 사업비가 152억원이 증액돼 총 458억원(국비 138억원, 도비 27억원, 시비 140억원, 융자 153억원) 규모의 대규모사업으로 확대됐다.
이보다 앞서 시는 지난 2008년부터 타당성 조사에 들어가 2010년 기본계획을 수립, 165억원(국고 132억원-기채 50%, 시비 33억원)으로 오존 활성탄 방식의 고도정수처리시설을 설치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낙동강 수계 즉 경산취수장인 금호강의 수온상승으로 녹조발생빈도가 빈번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갈수기 원수의 수질 악화에 대비하기 위해 환경부 시범사업에 응모하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경산시는 지난 187회 임시회에 153억원 기채 동의안을 시의회에 제출했으나 153억원이라는 거액이 증액된 이유와 정수처리방식, 특정업체가 공법사로 선정된 이유와 특혜 의혹 등을 제기하면서 보류시켰다. 시의회는 다음 188회 임시회에서도 같은 이유로 다시 기채동의안을 보류시켰다.
시의회는 지난 두 번의 임시회 심의과정에서 당초 예산에서 153억원이 증액된 이유가 석연치 않다고 집행부에 설명을 요구했다. 또한 기술제안서에 의한 공법 심의과정에서 특정업체가 선정된 경위에 대해서도 미심쩍다고 설명을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의원은 전직공무원의 특혜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기채로 예산을 확보하는 방식에 대해서도 지방재정안정을 해지는 등 핵심 이유가 아직까지 명확하게 해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대해 경산시는 153억원이 증액된 이유는 실시설계 결과에 따른 변경 공사비와 2016년 1월 환경부가 발표한 수도시설 공사비 개략산정기준에 의거, 늘어나게 됐다는 설명이다. 이 과정에서 경제성 검토, 기술자문 심의 및 조달청 원가심사 등 적정성을 검토했다는 설명이다.
또, 시의회가 제기한 공법사 선정과정에서 특혜가 있었다는 부분에 대해서도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지난 2015년 7월 심의 당시 심의위원은 총 9명으로 내부공무원이 4명, 외부위원이 5명이었는데 외부위원들이 민 업체가 선정돼 특정공무원 특혜설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또, 환경부 공모 당시에 공법은 막여과 방식, 재원은 일부 융자(기채)로 예산을 확보한다는 안을 제출했는데 정부가 이를 선정한 것은 막여과 방식의 안정성과 153억원의 기채가 경산시 재정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경산시 관계자는 “상하수도특별회계 가운데 현재 기채는 8억원(연말기준)이다. 상수도 요금으로 매년 20~30억원씩 갚을 능력이 있기 때문에 153억원을 추가해도 10년 정도면 충분히 갚을 수 있다.”며, “기채는 고도정수처리사업 후 이 물을 먹는 시민들이 갚아나가는 것이기 때문에 수익자 부담원칙에서도 적정하다.”고 덧붙였다.
기채에 밝은 경산시의회 관계자는 “만약 153억원을 기채로 하지 않고 일반예산으로 부담할 경우 그만큼의 주민숙원사업을 하지 못하게 된다.”며, “지자체 재정부담 능력 안에서 내는 기채는 오히려 재정건정성을 높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 경산시 12월 기준 총 채무액은 427억원으로, 관리채무부담율은 9.93%로 안동시 9.88%에 이어 두 번째로 낮다고 밝혔다. 경북도 평균은 20.47%. 당초 고금리지방채(3.0%)인 경북지역개발기금(305억원)을 절반 가량인 지방재정공제회 지역개발기금(1.75%)으로 변경해 부담이 크게 줄었다.
한편, 시의회가 효능에 의문을 제기하는 막여과 방식(MF)은 전국 24개 정수장에서 도입하고 있으며 최근 10년 대비 368%나 증가한 반면, 오존활성탄 방식은 515개 정수장에서 도입하고 있으나 40% 증가율에 그쳐, 점차 막여과 방식으로 전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막여과 방식은 부유물질, 세균, 조류는 물론 바이러스까지 제거할 수 있어 최근 녹조발생이 심화되고 있는 낙동강 수계 금호강 물을 원수로 사용하고 있는 경산시민들에게 보다 안전하고 깨끗한 수돗물을 공급할 수 있는 방식이다.
특히 고도정수처리시설 설치 후 운영비용이 톤당 177.3원으로 운문댐 원수 223원에 비해 톤당 45.7원을 절감, 경산시 예산절감에도 기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진량읍에 사는 이모 씨(53세)는 “같은 시민이면서 누구는 운문댐 물을 먹고 누구는 금호강 물을 먹는다고 갈라져 있다.”며, “집행부는 의회가 제기한 의혹에 대해 투명하게 밝히고, 시의회도 아직 지난 의장단 선거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여론이 있는데 시민들의 관심사인 만큼 합리적으로 판단해서 시민들에게 하루빨리 깨끗한 물을 공급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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